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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경협에 추월당할라 (2004.10.10)

한반도-동아시아

by betulo 2007. 3. 1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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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 지지부진·미국반대에 노골적 불만

2004/10/10


지난 6월15일 ‘6.15 남북공동선언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에 참가한 리종혁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토론회에서 “지난 4년간 개성공단사업 성공을 위해 개성공단 지역에 풀한 포기 안 심고 벽돌 한 장 안 쌓았다”며 “한국 정부는 그동안 무얼 했느냐”는 발언을 했다. 한국정부가 개성공단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개성공단을 위해 많은 공을 들인 북한으로서는 현대와 합의서를 체결한 이후 4년이 지나도록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남북경협이 북중경협에 추월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0년 8월22일 현대와 ‘개성공단 건설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한 이래 북한은 2002년 11월20일 개성공업지구법을 제정한 것을 비롯해 차례로 △개발 △기업창설 운영 △세금 △노동 △관리기관 설립운영 △출입 체류 거주 △세관 △외화관리 △광고 △부동산 등 10개 하위규정을 제정했다. 남북간 합의서도 2000년부터 13개 합의서를 통해 개성공단에 관한 사항을 규정했다. 군부대를 10㎞ 밖으로 옮기고 평야지대 2천만평을 공업지구로 지정하기도 했다.

미국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최수헌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달 27일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당시 중국 신화통신과 인터뷰하면서 “미국은 수출 규제 강압을 통해 한국 공사가 조선의 공업 지구에 대해 투자와 수출을 하는 것을 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선반도 남북 간에 이미 달성(성사)된 협의에 따른 중심 연결 도로와 철로 공정이 미국으로부터의 방해를 받았다”며 남북철도연결사업을 주한미군이 방해한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여전히 북한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조미관계이다. 미국과 관계개선을 하는 것이 북한에겐 사활적 이해관계를 갖는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당장 개성공단사업에서도 미국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남북경협이 지지부진할 경우 북한이 중국과 손을 잡고 경제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족21> 10월호는 임완근 남북경제협력진흥원장의 언급을 인용해 “최근 2만평 규모로 조중경제협력센터를 건설하고 중국 기업이 평양제1백화점을 인수하는 등 조중 경제교류가 강화되고 있다”며 “남북경협에 성실하게 임하지 못하면 결국 중국에게 북한 경제를 선점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남북경협과 달리 정치적인 파장을 신경쓸 필요도 없는 만큼 남측이 제 구실을 못하면 중국과 손잡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개성공단 운영이 현실화되면 현재의 입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앞으로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윤대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8일 성균관대 비교법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 발표문에서 “개성공단은 법의 공백지대에 전혀 새로운 법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완벽한 법체계를 구축하더라도 미비점은 존재하고 분쟁이 발생하기 마련인만큼 상사중재절차 활용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부소장은 이와 함께 “앞으로 남측과의 협의를 통해 관련입법이 이루어지면 북한은 이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며 “훗날 남북간 법통합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부소장은 “이런 현상은 이미 제정된 개성공업지구법의 하위규정들이 북한의 입법형식과는 달리 남한법의 입법형식을 따르고 있는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2004년 10월 10일 오후 12시 6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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