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파병철회 목소리 다양 |
[파병반대] 구호수위, 참여범위, 투쟁강도 놓고 고심 |
2004/7/8 |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
파병반대운동에서 전술과 방향을 두고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는 크게 △구호 수위(노 대통령 규탄이냐 퇴진이냐) △참여 범위(노사모 포괄이냐 배제냐) △투쟁수위(촛불집회냐 강력투쟁이냐)로 나타난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몇차례 토론을 거쳐 분명한 입장을 정리했다. 노무현 정권 규탄과 진상규명 등에 집중하고 파병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연대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압도적 다수를 아우르는 대중전술을 통해 파병을 막아내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촛불집회만 해서 파병을 막을 수 있겠느냐”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지난 3일 집회에서 ‘노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친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네티즌 모임(민지네)이 대표적이다. 지난 3일 촛불집회가 끝날 즈음 박석운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맨 오른쪽), 주제준 조직국장(가운데)를 둘러싸고 파병반대 국민행동 지도부를 비판하는 일부 참가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정용인 기자>
상황인식차 커
민지네 회원인 김지성씨(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는 “파병을 막으려면 가장 강력한 구호를 내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퇴진구호는 대통령이 져야 할 책임의 한도를 분명히 하자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노 대통령은 사과를 한 적도 많고 양해를 구한 적도 많다”며 “욕먹을 각오하고 파병하려고 하는데 규탄을 아무리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최일붕 다함께 국제연락간사는 민지네의 주장을 정면반박했다. 최 간사는 “다함께도 단체 차원에서는 노 대통령 퇴진 입장이지만 파병반대국민행동 차원에서 퇴진을 주장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병반대국민행동은 파병반대라는 특정한 목표를 위해 모인 연합체”라며 “퇴진을 전면에 내세우면 운동기반이 협소해진다”고 말했다. 운동은 급진적이고 전투적이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대중들을 참여시키는 것이고 기층대중이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좌파적이고 급진적이라는 것이다.
지난 3일 촛불집회에서 민지네(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네티즌 모임)가 노무현 정권이 이라크 민중과 김선일씨 학살에 책임이 있다며 퇴진을 주장하는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정용인 기자> 특히 최 간사는 “소수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전투성을 과시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며 “급진적 투쟁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다수대중보다 우월하다는 엘리트의식을 갖고 있는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최 간사는 “노사모 회원 중에도 파병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며 “노사모 회원이든 열린우리당 지지자든 파병에 반대한다면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씨는 “노사모 회원들은 파병반대집회에 별로 안온다”며 “그런 사람들이 시간이 지난다고 집회에 오겠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호 파병반대국민행동 상황실장은 “지난 6일 운영위원회에서 일부에서 제기하는 퇴진주장에 대해 많은 토론을 했다”며 “퇴진 요구는 지금 단계에선 과도한 구호라는데 운영위원들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개인의견을 전제로 “개별집회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제기하는 건 별문제이지만 파병반대국민행동 차원의 집회에선 합의한 내용으로 나가야 한다”며 “집회 참가단체들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집회 참가자들의 불만은 파병반대국민행동이 대중의 요구를 제대로 담지 못한데서 오는 갈등”이라며 “다양한요구를 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 지도부는 친노집단?
최 간사는 “파병반대국민행동 일부에서는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까지도 피한다”며 “매우 잘못된 태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시민단체들에서 그런 경향이 많이 보인다”며 “파병반대국민행동의 운동방식에 대한 불만에는 그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파병반대국민행동 지도부는 연사와 일반참가자들이 노 대통령을 성토하는 걸 자유롭게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노 대통령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파병반대국민행동 지도부의 모습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많다”며 “친노 성향의 사람들이 파병반대집회를 한 쪽으로 몰아가려 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지난 3일 집회에서는 노무현 정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두고 참석자들 사이에서 상
이에 대해 최 실장은 “다양한 단체가 모인만큼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건 당연하다”면서도 “파병반대국민행동은 파병에 반대한다는 전략적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 노 대통령을 바라보고 하는 게 아니다”고 못박았다.
시험대 오른 파병반대국민행동 지도력
파병반대국민행동에 대해서도 따끔한 비판이 나온다. 김씨는 퇴진 구호가 파병반대국민행동 지도부에 대한 문제제기 성격도 있다는 걸 숨기지 않는다. 그는 “파병반대국민행동이 내건 진상규명과 규탄 요구를 보고 허탈해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렇게 해서 파병을 막아내겠느냐”고 비판했다. 김씨는 “파병반대국민행동 지도부는 자신들을 따르라고 하는데 도대체 뭘 따르라는 거냐”며 “파병을 철회하기 위해 다양한 투쟁전술을 고민해야 하며 이를 위해 광범위한 논의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실장은 “파병반대국민행동의 지도력과 집행력에 문제가 있었다”며 “그러다보니 핵심 기조와 방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부터 파병철회를 위해 힘겹게 싸웠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결정적 시기”라며 “아쉽고 성에 안차는 게 많겠지만 다시한번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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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월 8일 오전 10시 51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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