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을 시작하는 프로축구 K리그1에서 가장 큰 주목받는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전북 현대가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거스 포옛이다. K리그 역대 최고 이름값을 지난 그가 전북을 어떻게 바꾸고 어떤 축구를 보여줄까.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체질개선·위닝 맨탈리티·시스템’ 강조
전북 팬들에게 자신의 축구를 보여줄 데뷔전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T) 16강전 포트FC 원정경기를 하루 앞둔 포옛은 12일 서면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체력, 태도, 몸 상태 등 종합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경기를 준비했다. 최상의 컨디션을 가진 선수가 출전할 것”이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포옛은 지난 시즌 리그 10위로 승강플레이오프까지 가는 굴욕을 겪었던 전북이 명예회복을 위해 내놓은 비장의 무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선수와 지도자를 모두 경험하는 등 K리그 역대 최고 경력과 이름값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다. 지난해 여름에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최종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에 큰 관심을 드러냈던 포옛은 이제 K리그 최다우승(9회)에 빛나는 전북왕조 부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포옛은 자신의 축구 철학을 묻는 질문에 “공을 가지고 있을 때의 움직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빠른 경기, 밸런스 유지가 내 축구 철학”이라면서 “전북을 상징하는 ‘닥공’(닥치고 공격)과 공통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2025시즌 성적 목표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시즌 K리그와 코리아컵, ACLT 등 세 대회에 출전하는만큼 한 개 대회 이상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다음 시즌 ACLE 진출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포옛의 시선은 2025시즌보다 더 먼 곳을 보고 있다. 그는 K리그를 선도하는 클럽으로서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장기적인 목표를 강조했다. 그의 야심은 세 가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선수단 체질을 개선하고, ‘위닝 맨탈리티’를 회복하며, 세계 수준의 클럽을 위한 전반적인 시스템 혁신이다.
●열쇠는 체력… “전지훈련 혹독했다”
전북은 과거 ‘전북은 누구라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팀이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하지만 지난 시즌 자신감이 무너졌다. 포옛은 “지난 시즌 부진은 시즌 중반 감독 교체로 인해 발생한 기술적, 전술적 문제와 혼돈도 있었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 큰 문제를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포옛이 주목한 ‘위닝 맨탈리티’ 회복의 열쇠는 체력이다. 전북 선수단은 태국 전지훈련에서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 사이에서 “프로선수가 되고 나서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포옛은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부터 개선하는데 중점을 뒀다”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게 된다면 지난 시즌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적 떠나 지켜야 할 원칙 중요”
선수단 체질개선도 중점을 두고 있다. 전북은 여느 시즌과 달리 선수 영입 소식보다는 떠나는 선수 소식이 더 많이 들렸다. 방만하고 인건비만 많이 든다는 비판을 받던 선수단을 대폭 정리하고 영입은 전략적 목표에 따라 꼭 필요한 자리 위주로 했다.
포옛은 선수들 개개인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도 “전술적 구상은 물론 선수단 관리도 중요하다”면서 “국적을 불문하고 지켜야 할 원칙이라는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 클럽의 문화도 존중해야 하고,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면서 경기력적인 부분에서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 정신적, 육체적 모든 부분에서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 해야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A팀 정상화로 유소년팀 연계 발전
포옛은 “전북 유소년팀 발전, 1군과 유소년팀의 연계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첫 번째 목표는 A팀의 정상화이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N팀(2군)을 신경 쓸 것이다. N팀의 경기도 챙겨보려고 하고, 선수들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클 김 테크니컬 디렉터와 함께 클럽의 방향성이 될 게임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전북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5-02-13 26면
기사에는 담지 못한 인터뷰 문답
-잉글랜드를 비롯한 세계 여러 곳에서 감독으로 일했다. 세계 여러 곳을 다닌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어려운 점도 있을 듯 하다. 다양한 클럽과 대표팀을 맡았던 경험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 내가 경험했던 클럽들은 굉장한 역사를 가진 클럽들이 많았다. 그곳에서 팬들에 대한 존중, 역사가 깊은 클럽이어서 책임감 등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워낙 다양한 나라들을 돌아다녔고, 그곳의 문화를 최대한 포용하고 즐기려고 노력했다. 그것은 나를 따라 움직인 아내도 마찬가지이다. 타지 생활에 대한 부담이나 어려움은 없다.
-다양한 클럽을 맡으면서 여러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전북에서의 성공을 위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을 들려준다면.
▶ 난 클럽에 대한 로열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전에 클럽에 있을 당시 더 좋은 클럽에서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안을 고사했다. 내가 그 팀에 대한 헌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남기로 결정한 그 클럽에서 머지않아 경질을 당했다. 좋은 제안이 온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맞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여러 팀을 옮겨 다니며 감독을 했지만 맡았던 팀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이전에 맡았던 팀 중 좋은 추억으로 남았던 팀들과는 항상 소통이 잘 되었다. 설사 나에게 좋지 않은 소식일지라도 빠른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선 솔직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북에서는 구단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소통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호흡 맞춘 코치진과 함께 한다. 코치진 소개를 해달라. 코치진의 장점과 특징 등도 궁금하다.
▶ 수석코치인 마우리시오 타리코는 나에게 특별한 존재이다. 선수 시절 동료로도 함께하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나와는 달리 다소 차분한 성격이다. 진중하게 관찰한 이후 진솔한 의견을 표출하는 코치라 신뢰할 수 있다. 파나요티스 피지컬 코치는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일임하고 있다. 명확한 플랜을 가지고 있고 내 팀의 선수들이 도달해야 하는 피트니스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다. 이전 4개 팀에서 같이 활동했고 그의 결혼식도 갔다. 정말 소중한 존재이며 가족같은 사람이다.
디에고 분석코치는 가장 어리지만 그만큼 선수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소통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경기에서 원하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고, 특히 경기장 위에서 경기를 지켜볼 것이기 때문에 벤치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 것이다. 디에고는 실제로 내 가족이기도 하지만 다른 코치들도 함께 한 시간이 오래돼서 가족이나 다름없다.
-한국 생활은 어떻게. 거주는, 가족은, 한국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과 먹어보고 싶은 게 있다면
▶ 새로운 문화를 포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와이프도 한국에 올 예정이다. 휴식 시간에는 다양한 곳도 가볼 생각이다. 작년 11월에 한국에 방문 했을 때는 국경선 부근에도 여행을 간 적이 있다. 한국의 정세를 알 수 있던 시간이다. 시즌 중 쉬는 날에 이곳 저곳을 여행하면서 한국 음식을 먹어보려고 한다. 전지훈련 이전 이도현 단장, 마이클 김 디렉터 그리고 코칭 스태프들과 함께 간 식당이 있는데 그곳에서 한국 음식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들과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은 식당이다.
(모든 사진은 전북현대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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