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든 시민들 김선일씨 무사귀환 염원 | ||||
[파병반대] "파병철회만이 납치된 김 씨 살리는 길" | ||||
이라크 저항단체에도 석방 호소 | ||||
2004/6/21 | ||||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 ||||
<3신. 광화문 앞. 밤 9시>
김선일씨가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염원하는 시민들의 촛불이 광화문 교보문고 앞을 수놓았다.
이날 집회는 21일 아침 김선일씨 피랍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나온 촛불집회 제안을 민주노동당과 파병반대국민행동이 받아들여서 즉각에서 이뤄진 촛불집회였다. 홍보할 시간도 턱없이 부족했고 집회신고가 없어서 인도에서 경찰에 포위된 상태로 열린 즉석집회였지만 5백여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해 파병철회와 김선일씨의 무사귀환 촉구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촛불에 담아 훈훈한 감동을 느끼게 했다.
이날 집회에는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과 소속 국회의원들, 손봉숙 민주당 의원,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등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집회 내내 경찰들이 구령소리를 내고 집회를 위한 공간을 제대로 내주지 않아 “집회방해 아니냐”는 시민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날 첫 연사로 나선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당차원의 대책마련을 위해 새벽부터 모였다”며 “민주노동당은 최선을 다해 파병결정 철회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김 대표는 “나도 어머니의 한 사람으로서 김선일씨 어머니 심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파병결정 철회만이 김선일씨를 가족 품에 돌려놓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노당은 비록 국회의원이 열 명 밖에 안되지만 열린우리당,민주당 내 파병반대 의원들과 함께 수요일 파병재검토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사를 자청한 한 다함께 활동가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과 한국의 파병결정이 오늘 사태를 불러왔다”며 “정부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이라크는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다 오무전기 노동자 피살사건에 이어 오늘 사태까지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손봉숙 민주당 의원은 “집회를 셀 수 없이 많이 해봤지만 금뱃지 달고도 집회할 줄은 몰랐다”고 운을 뗀 뒤 “원래 오늘 저녁 청와대 초청 만찬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와인잔을 기울일 수 없어 만찬을 포기하고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파병을 강행한다면 제2,제3의 김선일 사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대통령은 즉각 파병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가랑잎이 겨울을 예고하듯이 오늘 사태는 미래의 불행을 미리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은 인류의 양심을 갉아먹는 죄악”이라며 “전쟁이 나면 가장 피해를 입는 민중들이 앞장서서 전쟁을 막아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국익도 한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할 수는 없다”며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과 힘을 합쳐 반드시 파병결정을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촛불집회가 끝나는 대로 대표자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활동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신. 정부합동청사 앞. 6시> 김선일씨 학교 후배들 “파병철회만이 김선일 동문 살리는 길”
김선일씨의 학교 후배들이 5시30분 정부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익보다 생명을, 파병 철회”를 외쳤다. 서울로 급하게 올라온 외국어대 용인 캠퍼스 학생 7명은 한목소리로 파병철회와 김선일 동문의 무사귀환을 촉구했다.
하대양 외국어대 유현석 부총학생회장은 “국익의 이름으로 국민의 생명을 모른척할 수는 없다”며 “파병철회만이 김선일 동문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1신. 정부합동청사. 2시>
한국인 김선일씨 납치사건이 21일 아침 알려지자 시민사회도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3백65개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은 1시 정부합동청사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추가파병 즉각 중단과 민간인 무사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저녁 7시 김선일씨 무사귀환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비롯해 △22일 국회의운 방문 파병재검토 동참 촉구 △23일 파병재검토 촉구 결의안 제출 △23일부터 비상시국농성 △30일 대규모 파병반대 집회 개최 등 파병결정 철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오종렬 파병반대국민행동 공동대표는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런 사태를 예상했기에 그토록 파병철회를 촉구했던 것”이라며 “정부가 파병결정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보다 더 큰 재앙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김선일씨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중 모두의 문제”라며 “파병철회만이 김선일씨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홍근수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라고 정부가 있는 것”이라며 “정부는 전국민이 위협을 받고 있는 현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즉각 파병을 철회하라”고 말했다.
이정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논의는 그동안 많이 했다”며 “이제는 즉각 파병결정을 철회하는 것만이 남아있다”며 즉각 파병철회를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 저항집단 때문에 정부결정을 번복하라는 게 아니다”며 “국민이 반대하기 때문에 결정을 철회하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라크 저항단체에게 민간인 석방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줄을 이었다.
오 대표는 “무고한 시민을 납치한 이라크 저항세력에게 찬성할 수 없다”며 “이라크인의 생명이 소중한 만큼 한국은의 생명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처장은 “이라크 민중이 그동안 겪은 억압과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김선일씨에겐 아무 죄가 없다”며 “김선일씨를 가족 품에 돌려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말미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외신기자들에게 부탁한다”며 “어서 빨리 한국민의 의사를 전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한국인 억류 단체에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한국인 김선일씨의 석방을 호소합니다”란 제목의 이 호소문에서 파병반대국민행동은 먼저 “미국의 부당한 침략과 점령, 학살에 대한 이라크 국민들의 저항은 정당하다”며 “한국민은 이라크 국민들이 겪고 있을 고통과 희생을 결코 모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그러나 민간인을 억류하고 살해위협을 하는 것은 결코 이라크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화를 통해 여러분의 주장을 알리고 정부정책과는 무관한 김선일씨는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내달라”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사진=이정민 기자 jmlee@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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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6월 21일 오전 5시 42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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