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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보궐선거 지원 ‘진실게임’

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by betulo 2007. 3. 3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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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보궐선거 지원 ‘진실게임’
“윗선 지시” VS “개인 차원
당사자는 ‘무단결근’ 사표수리
2006/1/31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직원이 지난해 10.26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당 실세 후보의 선거운동을 보름 동안이나 도왔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도덕성 논란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11일 동안이나 무단으로 결근했는데도 기념사업회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12월이 돼서야 당사자의 사표를 수리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특히 일부에서는 선거운동 지원을 기념사업회 임원들이 지시했다는 주장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 사진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웹사이트로부터 캡쳐한 것이며, 기사 내용 중 특정사실과 관련없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사진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웹사이트로부터 캡쳐한 것이며, 기사 내용 중 특정사실과 관련없습니다.

최상천 전 기념사업회 사료관장 겸 연구소장은 지난 24일 함세웅 기념사업회 이사장과 문 아무개 상임이사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그는 “함 이사장과 문 상임이사는 지난해 10.26 보궐선거에서 L 열린우리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박 아무개 당시 기념관건립팀장을 15일(10.12~10.26) 동안 비공식적으로 파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념사업회측은 “개인이 무단으로 한 것이며 지시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박 팀장은 “할 얘기가 없다”며 취재요청을 거부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1일 부서장회의에서 문 이사는 “L 후보가 선거운동기간 동안 박 팀장을 보내달라고 요구한다. 예산 문제로 신세도 졌으니 보내주려고 한다. 그런데 선거운동기간의 근태 처리가 쉽지 않다. 출장으로 처리하기도 그렇고 휴가로 처리하는 것도 곤란하다.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나?”라고 물었다. 이날 퇴근 무렵 박 팀장은 진단서를 제출하면서 송무호 당시 기념사업본부장에게 병가를 요청했다. 송 본부장은 “박 팀장에게 문 이사가 시킨 일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대답했다”며 “문 이사 결정사항으로 판단하고 병가 처리 문서에 결재했다”고 증언했다. 함 이사장과 문 이사가 선거운동 지원을 ‘지시’했다는 주장인 셈이다.

송 본부장은 그날 저녁 “박 팀장 병가처리 문제가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하고 최상천 당시 사료관장과 상의했다”고 말했으며 최 관장은 “그 다음날 주례 팀장회의 직전 당시 이 아무개 당시 총무팀장이 함 이사장에게 ‘박 팀장 문제 처리했습니다’라고 보고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최 관장은 “팀장회의 직후 이사장에게 병가 조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했다”며 “이후 함 이사장은 총무팀장을 불러 병가조치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10월 12일부터 26일까지 보름 동안 L 선거운동본부에서 선거운동을 했으며 27일에 출근했다. 기념사업회는 이 기간 동안 기념사업회에서는 박 팀장에게 선거운동 중지를 명하거나 출근을 요구하는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11월 10일 경에야 송 본부장은 총 15일 중에 11근무일에 대해 ‘2일 휴가 9일 결근’으로 처리했다. 최 관장은 “문 이사는 문제가 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박 팀장에게 사표를 요구했다”며 “박 팀장에게 직접 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박 팀장은 사표를 제출한 상태에서 매일 출근하면서 이사장의 처분을 기다렸다”며 “내가 기념사업회를 비판하는 성명을 12월 5일 발표하자 문 이사는 박 팀장에게 재차 사표를 요구했고 12월 8일 경 사표를 수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기념사업회 공식입장은 전혀 다르다. 양금식 기념사업회 홍보팀장은 먼저 10월 11일 부분과 관련해서는 “박 팀장이 L 후보와 친분이 두터워 도의상 선거운동을 도와줘야겠다고 먼저 윗선에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느 조직이나 사전논의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 않느냐. 이에 대해 토론하는 것과 공식결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송 전 관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병가신청서를 제출하고 선거운동을 하러 갔지만 총무팀에서 인정이 안됐고 결근처리한다고 본인에게 통보했고 실제 그렇게 처리했고 무단결근에 대해서는 급여에서 불이익을 줬다”며 “기념사업회 차원에서 파견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양 팀장은 “기념사업회 직원은 공무원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자격으로 업무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정당가입과 선거운동을 할 자유가 있다”며 “결재도 받지 않고 무단결근한 부분에 대해 자기가 책임을 진 것이고 그래서 사표를 썼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념사업회에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려면 개인 차원으로 가도록 한 것”이라며 “내일모레면 나이가 50인 사람을 누가 말리겠느냐”고 주장했다. “기념사업회가 도의적 책임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양 팀장은 “사업회에서 가서 도와주라고 했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사업회가 어떤 도의적 책임을 지겠느냐”고 답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6년 1월 26일 오후 19시 4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34호 6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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