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행정안전부는 ‘마초’ 이미지가 강합니다. 재난안전 업무가 주는 무게감도 무시할 수 없겟습니다만 사실 행안부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내무부가 보여줬던 군대식 조직문화에 대한 기억이 워낙 강렬한 영향이 크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여성 공무원 비중도 적습니다.
인사혁신처에서 발간한 ‘2020 공무원인사통계’를 보면 행안부는 여성 공무원 비율이 30.9%에 불과합니다. 여성가족부(67.5%)나 문화체육관광부(48.7%), 외교부(46.2%)까진 아니더라도 국방부(45.2%)는 물론 대검찰청(38.9%)보다도 적습니다. 행안부 공무원들이 항상 경쟁의식을 느끼는 기획재정부(31.7%)한테도 밀리니 할 말 다했습니다.
그런 행안부가 요즘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22일 행안부에서 입수한 자료를 분석해보니 최근 정기 승진심사에서 6급 이하 주무관의 경우 승진인원 105명 가운데 54명이 여성이었습니다. 비율로는 51.4%입니다. 승진인사 결과 절반 이상을 여성이 차지한 건 행안부 역사상 처음이라고 합니다. 4~5급 승진도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입니다. 전체 승진인원 67명 가운데 여성이 22명(32.8%)입니다. 행안부에서 5급 이상 여성 비율은 23.8%에 불과합니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변화가 더 눈에 잘 보일 듯 합니다. 지난해 6급 이하 승진인원은 210명이었는데 그 중 여성은 94명(44.8%)였습니다. 지난해 4~5급 승진인원 역시 전체 165명 중 여성이 42명(25.5%)이었습니다. 각각 6.6% 포인트와 6.8% 포인트 상승한 셈입니다. 고기동 행안부 인사기획관은 “행안부가 여성 비율이 낮은 곳인데 그만큼 여성공무원들이 느끼는 고충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면서 “전해철 장관 지시로 여성, 출산·육아휴직 등에 대한 낡은 편견을 배제하고 성과와 역량 중심으로 평가한 결과를 반영한 인사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행안부 최근 승진인사를 분석해보니 또다른 특징도 눈에 들어옵니다. 지난해부터 1년 넘게 코로나19 대응으로 격무에 시달리는 재난안전관리본부 직원들이 많이 승진했습니다. 6급 이하는 재난안전관리본부 소속 심사 대상자 59명 중 30명(50.8%)가 승진했는데, 이는 재난대응 부서가 아닌 곳이 38.7%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전체 5급 이상 직원 중 재난안전관리본부 소속이 17.8%인데 4~5급 승진대상자가 26.9%인 것 역시 사기진작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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