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미술관은 미국 시카고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이지만 한국전시실은 협소하고 전시물도 고려청자 정도에 불과해 한국 미술을 느끼기엔 아쉬운게 많았다. 지난해 2월부터 시카고미술관 첫 한국 미술 담당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지연수(52) 큐레이터는 26일 서면인터뷰에서 “한국 미술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코로나19로 계획보다 늦어지긴 했지만 앞으로 한국미술실 개편과 교육프로그램 강화를 준비중”이라고 소개했다.
지씨는 사실 ‘전직 공무원’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미술사를 공부하고 큐레이터로 일하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개방형직위로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으로 일했다. 그는 “공직 경험이 없는데다 한국 직장에서 일해본 적도 없어 처음엔 걱정도 많았다”면서 “큐레이터로서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시대의 유물을 연구하고 전시하고 싶다는 욕심에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일할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로는 “미국에서 환수된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 기획전시”를 꼽은 그는 “당시 미국에서 귀국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는데 공무원으로서 책임감과 성실함을 보고 배우면서 많은 자극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미국 미술관에서 일한 경험이 한국에서 전시를 하는데 도움이 됐고, 또 한국 박물관에서 일한 경험이 지금 하는 일에 원동력이 된다”면서 “한국 미술 관련 일을 하다보니 문화재청이나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과 협업을 할 일이 많은데 고궁박물관에서 일할 당시 알게 된 분들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더 많이 교류할수록 서로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다. 개방형직위라는 제도를 활용해 공직과 민간이 서로 배우는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좀 더 많은 민간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근무 조건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공직에 적응하면서 본인의 역량을 발휘해 성과를 보여주기에는 3년은 충분하지 않다. 조직문화에 적응하고 업무방식과 시스템도 이해하는것만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위계질서가 약한 미국에 비해 한국 공직에선 상하관계가 뚜렷하고 업무 결정도 여러 단계를 거치는게 낯설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나에게 공직경험이란 그동안 민간에서 배운 것들을 정부에서 일하는 분들과 나누면서 재점검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걸 배운 중요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에서 일하는 다른 이들에게 개방형직위에 도전해보라고 추천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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