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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불평등 OECD 8위… ‘부자증세’로 양극화 해소 나선다

예산생각

by betulo 2018. 1.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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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가 올해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개편, 근로소득세 면세자 축소, 주택임대소득과세 적정화 등 세제개편을 추진합니다.

 정부가 (2016년) 12월 27일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공평과세 및 세입기반 확충에 역점을 두는 세제개편 추진”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적정화하고 다주택자 등에 대한 보유세 개편방안 검토”도 밝혔습니다.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에서 증세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지난해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에서 더 나아가 올해에는 소득재분배와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수단으로서 ‘공평과세’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힌 셈입니다.

 세제개편 방식은 중장기 조세정책방향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재정개혁특위 논의를 바탕으로 하겠다고 합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보유세 개편은 공평과세나 조세 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면서 “내년 여름에 조세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구체적 내용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경제정책방향은 전체적으로 일자리와 소득재분배, 사회안전망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공평과세 역시 소득재분배와 직결됩니다.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 확충, 공공부문 일자리 조기집행,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통한 임금격차 완화, 근로시간 단축, 사회안전망 확충 등이 대표적입니다. 

 정부는 올해는 2년 연속 3% 성장과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에 진입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전체적인 무게중심은 양적인 지표보다는 일자리와 재분배, 안전망에 두었습니다. 여기에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내용이 양적인 지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고민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세계 최악의 저출산과 노인빈곤 등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적극적 재정정책 기조를 올해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1분기에 일자리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조기 집행하고 공공부문 채용 확대, 청년 중소기업 취업보장 서비스 도입 등 일자리 32만개 확대에 총력을 기울입니다.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성장정책도 내놨습니다. 초연결지능화, 스마트공장, 스마트팜, 핀테크, 드론 등 핵심선도사업을 중심으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가속화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공정한 시장질서를 해체는 악폐를 일소하겠다는 것도 강조했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확대하고, 담합 등에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한편 소비자 안전을 높이기 위한 징벌배상제를 시행합니다. 대외적으로는 신북방정책 로드맵을 수립하고 신남방정책을 구체화하는 등 시장 다변화도 도모합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문재인 정부 해법은... 부자증세

 정부가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방향’ 첫 문장은 “저성장·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로 시작한다. 중장기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4대 전략과제 중 하나도 양극화 대응이 들어있다. 민생여건 분석에선 “계층별 임금격차 지속”을 양극화 부담 요인으로 규정했다.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 강조하는 주요 의제를 관통하는 핵심 고민이 양극화라는 걸 보여준다. 공평과세는 소득재분배를 통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수단이다. 일자리 확대 소득주도성장, 근로시간 단축, 임극격차 완화 등도 모두 양극화 해소와 맞닿아 있다. 

정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와 저소득층 소득 부진 등 심각한 양극화 문제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최대 걸림돌로 보고 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실질적인 삶의 질은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역시 지난해 12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아무리 3%, 4% 성장을 이뤄도 허약한 사회 구조를 지니게 되면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진다”면서 “조세·재정 정책에서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도록 정부가 정책적인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친재벌 정책을 폈던 박근혜 정부에서는 양극화 해소는 핵심 정책에서 벗어난 주제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번 경제정책 방향에서 양극화 주제를 선제적으로 제기함으로써 오히려 사회안전망과 공평과세, 임금 격차 축소 정책을 추진하는 핵심 동력으로 삼았다.

양극화 해소와 관련해 ‘공평과세’에 주목하는 이유는 공평과세가 소득 재분배를 개선하는 데 직접적인 효과를 갖기 때문이다. 한국은 시장소득(세전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15년 기준 0.396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472)과 비교해 매우 양호한 수준이지만 세금을 걷고 난 후 다시 측정한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OECD 8위로 급상승한다. 조세를 통한 소득 재분배가 취약하다는 의미이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공평과세를 통한 정책 효과가 그만큼 클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에서 드러났듯이 부자증세를 지지하는 여론 역시 상당하다.

보유세 현실화는 노무현 정부에서 도입했던 종부세를 복원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종부세는 2005년 도입 이후 세입이 급증했지만 이명박 정부 ‘부자감세’ 여파로 2009년에는 1조 2700억원까지 떨어졌다. 노무현 정부 당시 종부세 예상 세입이 2017년 35조원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종부세는 부동산 거품 해소뿐 아니라 복지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 조세를 통한 소득 재분배까지 감안한 다목적 카드인 셈이다. 문제는 종부세 대상자인 고소득층의 저항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세금폭탄’ 트라우마를 반영하듯 경제정책 방향은 종부세를 직접 언급하는 대신 보유세로 표현하면서 그 대상도 다주택자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합동브리핑에서 “보유세 문제를 검토하는 방안은 여러 시나리오가 있다”면서 “세율 외에도 공시지가라든지 여러 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주택자의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 형평성 문제, 거래세와 보유세 간 조세정책 측면에서 바람직한 조합 문제, 부동산 가격·여러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한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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